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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유죄 확정, 괴담 유포자 엄벌 마땅하다

namsarang 2011. 12. 25. 23:29

[사설]

정봉주 유죄 확정, 괴담 유포자 엄벌 마땅하다

 

 
대법원이 어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뒤 기소돼 1, 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징역형이 확정됨에 따라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BBK 주가조작 사건은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단이 끝난 사안이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는 스스로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4년 넘게 복역하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1,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등을 통해 허위 주장을 반복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무책임한 선동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모 대학 강연에서 “안철수연구소 신상 털기 들어갔다.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병원도 세무감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거짓말로 드러나자 그는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한 얘기”라고 둘러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 때는 방송에 출연해 “내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선관위 내부자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근거 없는 얘기를 퍼뜨리고도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다.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온갖 괴담을 유포해 민주적 가치와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는 엄벌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꼼수’ 진행자들과 정 전 의원 지지자들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방송과 집회에서 주심 대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법관의 양심을 믿는다” “정봉주는 무죄다”라고 외쳤다. 트위터에는 주심 대법관의 출신 지역, 가족관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최영희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선고기일 연기를 요구했다. 법치의 보루인 사법부, 그리고 사법부의 최고법원을 압박해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오만하고 위험천만한 행태다.

정 전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자 추종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심 대법관의 얼굴 사진을 올리고 ‘혐오스럽다’ ‘죽이고 싶다’ ‘대법원은 자폭하라’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모욕이나 명예훼손 같은 범죄에 가까운 내용이다. 자신의 생각과 같지 않으면 대법원의 결정도 ‘쓰레기’라고 매도하고 법관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과연 법치국가에 살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