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도

유도 송대남 “깜짝 금메달? 난 정해진 금메달이었다”

namsarang 2012. 8. 2. 20:53

[런던올림픽]

 

유도 송대남 “깜짝 금메달? 난 정해진 금메달이었다”

기사입력 2012.08.02 18:30:41 | 최종수정 2012.08.02 18:35:41    

자신의 첫 올림픽이자 마지막 올림픽에서 34살의 나이로 금메달을 목에 건 송대남은 유쾌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는 깜짝 금메달이란 수식을 거부했다. 사진(영국 런던)= 박주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영국 런던) 임성일 기자] 스포츠는 흔히 드라마와 빗댄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때문이다. 이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관용적 수식어는 진부하지만, 참 적절하기도 하다. 1일(현지시각) 남자유도 –90kg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송대남 스토리도 드라마에 가깝다.

본인 스스로 “유도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34살”의 나이에 출전한 런던올림픽은 그의 첫 올림픽이자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송대남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다. 그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에서 정상에 오른 송대남 스토리는 분명 드라마다. 셀 런던 노스 아레나 유도경기장에서 벌어진 –90㎏급 결승에서 연장 끝에 쿠바의 콘살레스를 안뒤축걸기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송대남은 다음날 오전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공식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밝은 표정과 유쾌한 입담으로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시작부터 돌발 상황을 만든 송대남이다. 송대남은 금메달 소감과 관련한 질문에 “그보다 먼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유도대표팀을 많이 도와주신 분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면서 유도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는 스폰서 업체들의 리스트들을 읊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어 “OOOOO에서 나온 제품이 스태미나에 끝내 준다”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매트에서 상대를 노려보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하지만, 상대를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경기장이나 회견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송대남은 “일반인이나 언론에서는 기대를 안 하고 있었을지 몰라도 선수촌장님과 선수단장님은 꼭 내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믿어주셨다”라고 한 뒤 “선수생활 마지막 대회라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이니까 후회 없이 뛰어 보자라는 각오가 좋은 결과를 준 것 같다”는 말로 긍정적 마인드 속의 자신감을 다시 표출했다.

이어 “유도 선수로는 환갑인 나이다. 주위에서는 그 나이까지 유도하냐, 이제 그만해라 라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믿고 도움주신 분들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진지하게 말한 뒤 “이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져서 아쉽다”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끝을 보고 나서도 그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 진짜 승부사다.

그간의 고생을 잊고 “치킨에 맥주를 먹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말하던 행복한 사나이 송대남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결코 깜짝 금메달이 아니다. 난 애초부터 정해져 있던 금메달리스트”라는 말로 회견장에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덩치에 맞지 않는 깜찍한 ‘메달 깨물기’ 역시 행복 바이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