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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유도 뿐이었다"

namsarang 2012. 9. 2. 15:34

 

최광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유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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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 유도 100kg이하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광근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최광근은 경기시작 45초만에 허리후리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12.9.2/뉴스1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45초였다.

최광근(25,양평군청)은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하급에서 미국의 마일스 포터(27)를 상대로 허리후리기로 45초 만에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릉 동명중과 주문진고를 거치며 세계 최고의 유도선수를 꿈꾸던 최광근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있던 최광근은 상대 선수와의 훈련 중 눈을 부딪친 이후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작은 충격에도 망막이 떨어져 나가는 망막박리증. 의사는 최광근에게 선수생활을 접을 것을 권유했다. 오른쪽 눈도 초고도 난시로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온갖 시련에도 최광근은 유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유도였고 유도를 너무 좋아해 계속하게 됐는데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서 꿈을 꿀 수 있어서 영광이다."

한국체대에 입학해 유도를 계속해나간 최광근은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메달 기대주로 떠올랐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국제 시각 장애인 경기연맹(IBSA) 세계종합선수권대회를 연속 제패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2 런던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동안의 땀과 눈물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봉와직염으로 대회 2주 전까지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세계는 최광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최광근의 메달로 한국 선수단은 12년 만에 유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승을 확정지은 후 최광근은 승리의 영광을 자신에게 처음 유도를 권했던 어머니에게 돌렸다.

그는 "무엇보다 어머니께 감사드린다"며 "어머니가 임파선 쪽이 안 좋으신데, 내가 금메달을 땄으니까 어머니도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다"며 어머니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어 "내가 어머니에게 효도할 수 있는 길은 운동을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면서 앞으로도 선전을 이어나가겠다는 다짐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