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 현장

'학교 밖의 아이들'은 관심 밖?

namsarang 2012. 10. 14. 15:08

[사도직 현장에서]

 '학교 밖의 아이들'은 관심 밖?

▲ 신효원(프란치스코, 안동교구 가톨릭상지대 부설 나섬학교 교장)


  한 일간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들이 2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그 아이들이 '가출팸'(가출 패밀리라는 뜻으로,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지내며 숙식을 해결하는 집단)을 이루고 밤거리를 헤매며 어두운 골목에서 북적인다. 절도와 성폭력, 성매매, 폭행 등 온갖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10대들이다.

 이 아이들이 제대로 꿈을 찾고, 꿈을 키우고 꿈을 이뤄갈 수 있을까? 사람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실제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흉악범들 거개가 자퇴생들이었다.

 그런데 학교폭력이나 왕따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많은 대책을 내놓고 사회운동도 벌어지고 있으나, 더 시급한 '학교 밖의 아이들', 즉 20만 명이나 되는 가출 청소년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다. 아니,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우리 위탁형 대안학교 입장에서 보면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구체적 대책도 지원도 없다.

 나섬학교는 정원 20명에 상근교사 3명, 시간 강사가 10명이다. 지난해에는 경상북도 대학과 교육청과 안동시청의 지원금과 학생들의 공납금으로 운영했는데, 올해는 교육청 지원이 시청 지원금보다도 적다. 말하기가 피차 부끄러운 액수다. 이 아이들도 엄연히 고등학교 재학생들이고 정상적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왜들 이러는가.

 퇴학시키기 전에 대안학교로의 위탁을 권유하라는 교육감 명의의 공문은 도내 전 고등학교에 보내면서, 그나마 적은 예산을 갈수록 줄이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경상북도 교육청이 내걸고 있는 '명품교육'의 의미를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대선 주자들도 무상보육ㆍ무상급식ㆍ반값 등록금만 외치지 학교 밖 20만 명에 대한 언급은 없다.

 더구나 대학에서도 내년부터는 시설 외에 재정 지원은 어렵겠다고 한다. 대학 살림도 갈수록 어려워지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아무튼, 상근교사의 최저임금도 이제는 보전하기 어렵게 됐다. 학교 문을 닫으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도 없다. 여기 있는 아이들을 어디로 보내겠는가. 여기라도 오려는 아이들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우리 위탁형 대안학교의 사정은 이래저래 절박하다. 뜻있는 분들이 관심을 둬주시면 좋겠다. 작은 정성이라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여기서 감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 매년 적지 않은 장학금을 보내주시는 일신밸브의 스테파노 회장님, 등산화와 티셔츠를 보내주신 노스페이스사, 그리고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신 여러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