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해도 또 선수' 신수지 "운동의 피 흐르나봐요"(인터뷰)
출처 뉴스엔 입력 2015.04.15 07:00
예쁘장한 얼굴에 마른 몸매를 지닌 신수지는 겉보기와 다르게 스포츠를 매우 즐긴다. 전(前) 리듬체조 국가대표였던 신수지는 십수 년을 해온 리듬체조를 은퇴하고 방황의 길에서 헤매기도 했다. 그러다 볼링이란 존재를 만났고 스승 박경신 프로 덕에 프로의 길까지 걷게 됐다. 리듬체조 선수에서 이젠 프로 볼링 선수가 된 것이다. 신수지는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운동선수답게 "더 빨리 성적을 끌어올려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1월 프로 테스트를 통과한 신수지는 지난 3월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 했다. 50,60대 프로 선수들이 많은 프로 볼링 세계에서 신수지 구력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운동선수로서 성적이 신경 쓰인다는 것이 신수지의 설명이다.
신수지가 프로 볼링으로 전향하기 이전에 볼링이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은 적은 사실 없었다. 프로 볼링계에 신수지라는 스타가 탄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신수지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신수지는 "운동선수가 성적으로 말을 해야 되는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긴 하다"면서도 "제가 프로 쪽에선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막내다. 꾸준히 시합만 많이 참가하다 보면 잘 될 것 같아서 부담을 느끼기보단 즐기는 쪽에 가깝기도 하다. 볼링은 앞으로 쭉 할 것이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상위권으로 갈 때까지 쭉 해야죠"라고 밝혔다.
신수지는 볼링을 택한 이유가 리듬체조와는 목적이 달랐다고 전했다. 신수지는 "체조는 제가 반드시 1등을 하고 목표를 이뤄야 하는 것이었다면 볼링은 제가 너무 좋아서 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서 여기까지 온 상황이기 때문에 물론 상위권까지 가야 하는 건 맞지만 '이걸 안 하면 죽어' 이런 마인드는 아니다. 그런 점이 체조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이걸 즐기고 하다 보면 성적도 따라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수지가 볼링 선수로서도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리듬체조 선수였다가 볼링 선수로 전향한 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신수지는 "볼링이 여성으로서 의외로 어필을 하기 괜찮은 종목인 것 같다. 또 제가 뭔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갖고 있듯이 체조할 때부터 파워풀한 걸 좋아했다. 볼링 공의 파괴력과 핀 액션이 저를 짜릿하게 만들어주고 그런 것들을 즐기다 보니까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운동광 신수지가 볼링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알고 보니 신수지는 골프도 취미로 하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땐 하루에 9시간씩 연습했다고.
신수지는 "난리 난다. 취미가 좀 과해지긴 했는데 맨날 골프, 볼링하고 집에 와서 기절한다. 현관에서 잘 때도 있다. 굉장히 피곤한데 그게 좋아서 눈만 뜨면 생각나고 하게 된다. 저도 이상하다. 체조할 때 연습하면서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미쳐서 운동을 또 찾고 있는 게.."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신수지는 골프 티칭 프로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신수지는 "만약에 이렇게 취미가 과해서 성적도 오르고 좀 잘 되면 욕심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유연성도 좋고 힘도 좋으니까 기술만 붙이면 편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볼링이 주이기 때문에 볼링에 방해되는 선까진 할 수가 없지만 실력이 좀 더 따라준다면 여유가 있을 때 해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는 볼링이 메인이기 때문에 볼링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덧붙였다.
여자 골프 선수들은 비인기 종목 여자 선수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대회가 많아 스케줄을 조절하면서 출전할 수 있고 상금도 많고 투어 인기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리듬체조 역시 프로 스포츠가 아니고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신수지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질문했다.
의외로 신수지는 본인도 그랬다고 얘기했다. 신수지는 "'내가 체조한 만큼 골프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했다. 제가 (리듬체조를 할 때) 너무 배고프지 않았나. 고생한 것과 성적 냈던 것에 비해 돌아오는 것이 많이 없으니까 그것에 대한 좌절감도 있었고 동기부여가 없었기 때문에 은퇴를 선언한 것도 있었다. 그런 면들이 부러웠고 수명이 긴 것도 부러웠다. 요즘에 골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볼링도 골프 못지않게 수명이 길고 신수지가 마음만 먹는다면 계속할 수 있는 운동이다. 신수지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꾸준히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원래 4월 시합이 있었지만 5월로 연기되면서 신수지는 5월 시합을 준비할 계획이다.
주미희 jmh0208@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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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주미희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신수지가 운동을 놓을 수 없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수지(24 NXT인터내셔날)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 응했다. 신수지와 인터뷰를 위해 신수지가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서울 천호동의 한 볼링 연습장을 찾았다. 연습장 안에 당구대가 있었고 포즈를 취해달라 부탁했다. 신수지는 당구공을 보자 금세 승부사의 얼굴이 됐다.
스포츠에 있어서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한 신수지는 자신의 내면에 운동의 피가 들끓는다고 했다. 신수지는 "뭔가 잘 못하는 것에 자극을 더 느끼고 될 때까지 집에 못 가는 마인드다. 몸이 많이 다치는데도 계속한다. 손이 다 찢어지고 물집이 잡혀도 그렇게 해서 뭔가를 얻어냈을 때 더 뿌듯하다. 다른 것을 잘했을 때보다 운동으로 느끼는 성취감이 훨씬 크다. 어쩔 수 없는 운동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