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생명의 빵인 예수님

namsarang 2015. 7. 26. 17:57

[생활 속의 복음]

생명의 빵인 예수님

 

 

연중 제17주일 (요한 6,1-15)


 

▲ 박재식 신부(안동교구 사벌퇴강본당 주임)



요즘 들어 선서(禪書) 「지월록」(指月錄, 명나라 구여직 저술)에 나오는 현상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신문과 방송은 핵심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주변적인 것에 관심을 집중합니다. 정확한 근거를 대기보다는 소문을 언급하며 진실을 외면하려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 씀을 묵상하며 더욱 여실히 느낍니다. 오늘 복음에 대해 제가 접한 강론은 대개 세 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생명의 빵과 관련된 강론, 빵 두 개와 물고기 다섯 마리를 봉헌한 아이의 행동에 대한 강론, 마지막으로 물질적 기적을 행하시는 예수님에 대한 강론입니다. 과연 복음서 저자가 요한복음 6장에서 간절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이 이런 것이었는지 생각해봅니다.

요한복음서 전반부인 ‘표징의 책(1,19-12,50)’에는 7가지 표징(기적과는 차이가 있음)이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라는 복음서 기록 목적의 일부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즉 표징은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생명을 얻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내용은 네 번째 표징입니다. 저자는 첫 번째 표징인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정결례에 사용될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과 성전 정화 사건을 기술합니다. 성전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주며 예수님 자신이 성전임을 선포합니다(요한 2,1-2,22). 왕실관리의 아들을 살리는 두 번째 표징(요한 4, 43-54)에서는 죽음의 상태에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보여줍니다. 왕실관리는 가나의 표징을 체험하고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소원)으로 참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떠나며 참 신앙을 회복하게 됩니다.

세 번째 표징은 38년간 앓는 병자를 치유해 주는 것입니다(요한 5,1-18). 아마도 환자는 병과 주위의 선입견 때문에 진정한 안식을 체험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의 생명을 억압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모든 형식과 내용을 예수님께서 과감하게 제거하셨습니다. 바로 당신과 함께하는 것이 인간의 진정한 안식이며,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삶이라는 것을 선포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네 번째 표징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내 살을 먹고 내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5-56)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신 표징을 지켜본 무리는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선언하면서 자신들이 체험한 참 예언자(신명 18,15-22)인 모세나 다윗과 같은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억지로 임금으로 모시려 합니다. 예수님을 로마 식민 통치 아래에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겪는 불의와 고통을 겪는 이들을 해방시켜줄 예언자로 생각하였음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현상적이고 현실적인 메시아가 아니라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 초월하는 참 예언자이자 스스로가 영원한 생명임을 선언하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이 표징을 통하여 이적, 신비, 기이한 현상 그리고 작은 기도에 거대한 하느님의 응답을 바라는 당대 유다인들의 외향 중심주의 신앙생활에 대해 비판을 가하시면서 진실한 생명의 양식은 바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당신 자신임을 밝히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약이 중요시하는 속죄일(정결 예식), 성전, 안식일 규정 등 외적인 것에 근거를 둔 신앙생활에서 하느님 말씀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신앙생활로 전환을 요구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6월 25일 강론에서 참된 예언자는 “말을 들을 줄 알고, 들어서 자기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의 힘으로 행하는 사람이 진정 참된 예언자”라고 선언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인 예수님의 몸과 피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생활속의 복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히 산다는 것  (0) 2015.08.09
예수님과 함께 위기 극복을  (0) 2015.08.02
영웅이신 예수님  (0) 2015.07.12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0) 2015.07.05
보이지 않는 가치  (0) 201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