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예수님과 함께 위기 극복을

namsarang 2015. 8. 2. 17:37

[생활 속의 복음]

예수님과 함께 위기 극복을

 

연중 제18주일 (요한 6,24-35)


 

▲ 박재식 신부(안동교구 사벌퇴강본당 주임)



요한 복음 6장은 깁니다. 또 다양한 소재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저자는 5000명을 배불리 먹이신 ‘빵의 표징’에 이어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께서 큰바람에 방향을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다가가시어 그들이 가려던 목적지에 이르게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이집트에서 탈출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연상하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와 아론에게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탈출 16,3) 하고 불평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빵을 준비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갈대 바다 앞에서 “이집트에는 묏자리가 없어 광야에서 죽으라고 우리를 데려왔소?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 이렇게 만드는 것이요?”(탈출 14,11)라고 몹시 두려워하며 부르짖는 이스라엘 백성의 소리를 들으신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십니다. 그들이 마른 땅을 걸어 정해진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안내해주십니다(탈출 13,22).

이러한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6-27)라고 하신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에, 물질적 풍요를 위해 예수님께 다가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고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하시는 주님이시기에 따라야 합니다. 이는 오늘 제2독서 말씀처럼 썩어 없어질 양식을 위해 사람을 속이고 욕망으로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에페 4,22),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생명의 빵인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일치를 통해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에페 4,23-24).

요즘 그리스 경제 위기 문제에 대한 여러 자료와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누구는 그리스 경제 위기가 포풀리즘(populism, 민중주의)에 의한 복지비 과대 지출 때문에 야기됐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그리스 정부의 부정부패 때문이라 합니다. 보는 관점과 시각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여러 자료와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그리스 경제 위기 원인을 세 가지로 압축해 봤습니다. 3가지 원인은 △국가 부채(2014년 GDP 대비 177%) △부정부패(지하경제 GDP 대비 27.5%ㆍ세무관리의 4-4-2 전법, 세금 100을 걷으면 감사관 뇌물 40, 자신이 착복 40, 국고에 20 납입한다는 뜻) △빈부격차(그리스 총인구 20%가 최저빈곤선 아래)입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유럽 5개국(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경제 위기 원인은 유로에 가입하면서 생긴 잉여자본을 생산 시설과 설비보다는 부동산과 건축 등에 투자(스페인 호텔 약 4만 개, 그리스 호텔 약 1만 6000여 개)하면서 생긴 생산성 감소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들 유럽 국가들 위기는 일반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의 이기적 행동과 부정부패가 만들어낸 상황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과연 그리스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까요? 연일 터지는 정치인들의 비리사건과 집단 이기주의는 우리를 더욱 방황하게 합니다.

이는 이집트 군대가 뒤에서 쫓아오고 앞에는 갈대 바다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기 위해 힘쓰고 서로를 속이며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시고 구체적 말씀과 행적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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