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참된 희망은 어디에?
그리스도 왕 대축일 (루카 23,35-43) 1. 희망을 찾는 불안한 인간 어느 날 우리는 이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살아가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태아로서 살해되기도 합니다. 갓 태어나서부터 온갖 질병에 시달리면서 어떤 때는 생명이 위태롭기도 합니다. 지구라는 별에서 각종 조건에 적응하면서 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아랍 세계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은 각종 군사적 폭력 때문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태어나면 잘못하면 꽃제비가 되고 맙니다. 여러 나라에서 어린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어려서부터 참다운 인간 교육은 외면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전제로 한 엄청난 경쟁에 내몰리는 나라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려고 할 때부터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허둥거리면서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감당해야 하는 커져가는 책임감, 사회적 안전장치의 미흡함은 사람들을 생사의 기로에 서게 합니다. 인간 내면의 불안함, 자연과 인간의 충돌로 말미암은 비참함, 가정 안에서부터 인간관계의 불확실함과 사회의 여러 차원에서 벌어지는 긴장들은 오늘 현대인을 참담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문제는 대책 없이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수무강한 고령자나 젊은이나 할 것 없이 모든 세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죽음 앞에서 인간은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은 희망을 찾게 됩니다. 헛된 희망을 추구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를 외면하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도대체 인간은 희망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특히 오늘 한국의 비참한 정치적 상황에서 국민은 어디서 근본적인 희망을 발견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2.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알려주신 진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 스스로는 알 수 없는 인생의 신비를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존재하십니다.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영원을 그리워합니다. 하느님을 찾고 있습니다. 영원한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 자비로운 하느님께서 온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창조의 능력을 발휘한 하느님 앞에 인간이 서 있습니다. 인간은 동물 모양을 하고 있지만, 결코 동물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특별히 인간을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인간은 신적인 존재입니다. 그 인간의 특징은 바로 자유입니다. 오늘 인간이 겪는 그 모든 고통과 모순의 원인은 하느님을 닮은 인간이 자유를 행사해서 하느님 없이 하느님처럼 살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창세 3,5 참고). 그렇게 하느님을 떠나서 살아가는 인간은 비참합니다. 인간은 하느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셔서 인간을 찾아오셨습니다. 인간이기에 죽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심으로써 이 세상에서 하느님께서 함께 살아 계시고 영원한 생명을 일궈내심을 보여 주십니다. 3. 하느님께서는 시작한 일을 완성하십니다 하느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시작하신 창조 사업을 완수하십니다. 특히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셨는데, 인간이 마음에 안 드신다고 창조 사업을 중간에 팽개치고 포기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은 무한한 자비하심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내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폭력의 한가운데서 하느님의 승리, 완성을 보여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왕이십니다. 인간의 반역 때문에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포기하시는 분이 결코 아닙니다. 4. 그 완성은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오늘도 하느님의 창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일은 완성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결정적인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파스카입니다. 오늘 우리는 미사 성제를 올리면서 성체성사 안에서 그 파스카를 기억하고, 오늘 죽음에서 참 생명으로 넘어가고, 그 완성을 향해서 나아감을 선언합니다. 그래서 지금 닥치는 고난과 모순을 받아들이며 희망 속에서 용기를 갖고 나아갑니다. ※1년 동안 ‘생활 속의 복음’을 집필해 주신 주수욱 신부님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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