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생활속의 복음]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루카 2,1-14)(낮 미사 요한 1,1-18)

namsarang 2016. 12. 25. 10:07



[생활속의 복음]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루카 2,1-14)(낮 미사 요한 1,1-18)


1. 어둠에서 빛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을 기념하여 봉헌되는 네 번의 미사 중에 선포되는 이사야 예언서는 이스라엘이 구세주를 통하여 ‘어둠의 삶’에서 ‘빛의 삶’을 살게 된다고 일깨워 줍니다. 더 이상 이스라엘은 “버림받은 여인”(이사 62,4)으로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이사 9,1)처럼 “폐허들”(이사 52,9)과 같은 존재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마음에 드는 여인”(이사 62,4)으로 “주님의 구원을 받은 이들”(이사 62,12)처럼 “구원된 도성 예루살렘”(이사 52,9 참조)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나자렛 예수」에서 “인간은 관계 속에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첫 관계인 하느님과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다면 다른 어떤 관계도 좋을 수 없습니다”라고 밝혀주십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구약의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끊임없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2. 절망에서 구원으로

병석에 누워 계시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신자분들께 성체를 모셔다 드리는 병자 영성체가 있는 날은 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런 중에도 지난 병자 영성체 때보다 표정이 밝아진 환자분을 만나게 되면, 너무나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도 동행한 수녀님과 구역 봉사자들도 저와 똑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육체적인 상태가 호전됐다는 느낌을 넘어서 참된 믿음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믿음은 절망의 느낌을 이겨내고 구원받은 체험을 하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구세주의 탄생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대로”(사도 13,23) 이루어진 것이며,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티토 2,11)으로서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난”(티토 3,4) 것이라고 깨우쳐 줍니다. 결국 주님의 탄생으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우리의 구원이 충만하게 이뤄졌음을 믿을 수 있습니다. 이 믿음 때문에 구원을 체험합니다.



3. 두려움에서 찬양으로

토마스 그린 신부님은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라는 책에서 “하느님께서 우리 주인이 되시도록 자리를 내드려야 합니다. 생각을 비우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친히 우리를 이끄실 때까지 우리는 계속 능동적이어야 합니다”라고 권고합니다. 즉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존재에 참여해야 하며,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하느님께 굳게 의탁할 때에 평안해질 수 있습니다.

성탄절 밤 미사의 복음에서 주님의 천사는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루카 2,10)고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루카 2,20)고 합니다. 이제 우리도 목자들처럼 우리 가운데 탄생하신 주님 안에서 두려움을 떨쳐내고 찬미와 찬양을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4. 은총과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로마의 아동병원을 방문하신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에게 희망은 자동차의 연료와 같아서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우리들 중에 단 한 사람도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서 하루하루를 사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희망’ 안에서 묵묵히 꿋꿋하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희망을 베들레헴 마구간에 탄생하신 주님 안에서 찾습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주님의 성탄으로 ‘구원을 희망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우리들이 ‘어둠과 절망과 두려움’을 떨치고 ‘주님의 빛 안에서 희망하고 찬양하게’ 합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주님 성탄의 은총을 충만하게 누리시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