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림 제3주일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날을 ‘가우데떼(Gaudete) 주일’로 불러왔습니다. 이는 ‘기뻐하여라’고 환호하는 입당송의 첫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찾고, 그 ‘기쁨’을 형제들과 나누는 자선 주일의 정신도 잘 새겨야 하겠습니다.
1. 두려움 없는 기다림(이사 35,4 참조)
오늘 제1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기뻐하여라! 보리라! 돋우어라!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열리리라! 터트리리라! 돌아오리라! 사라지리라!’와 같은 단호한 어조로 주님의 날을 선포합니다. 저는 이 선포를 하는 예언자나 이를 듣는 이들의 감격이 얼마나 크리라는 것을 헤아리게 되면서,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주님 백성의 굳센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주님 때문에 어떤 두려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마노 과르디니는 “예수님께서는 인간에게 세상의 실상을 보는 안목을 열어 주시고,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관점을 주기 위해 오셨다”고 깨우쳐 줍니다.
2. 주님을 참고 기다림(야고 5,7 참조)
오늘 제2 독서의 저자는 ‘주님의 재림 때’를 위해서는 ‘참고 기다려야’(야고 5,7-8 참조) 한다는 점을 세 번이나 힘주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예언자들이 걸었던 ‘고난과 끈기’(야고 5,10)를 본보기로 삼으라고 권고합니다. 이런 이유로 토마스 아 켐피스는 「준주성범(遵主聖範):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남들이 겪는 큰 고통을 자주 생각하면서 네가 당하는 작은 고통을 잘 참아 나가야 한다. 네가 당하는 고통이 크든 작든, 무엇이든지 다 인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사실 우리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의 크기에 먼저 마음을 빼앗기기에 인내심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날’이 이미 ‘문 앞처럼 가까이’(야고 5,8-9 참조)에 다가왔다고 여기면,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울 것입니다. 이것은 오로지 주님 때문에 가능합니다.
3. 의심을 품지 않는 기다림(마태 11,6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으로 ‘가난한 이들이 행복하게’(마태 11,5-6 참조) 된다고 선포하십니다. 참으로 우리는 한 사람의 예외 없이 ‘눈먼, 다리 저는, 병든, 귀먹은’ 존재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님의 복음을 믿어서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행복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3년 전 오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회는 슬퍼하는 이들의 도피처가 아니라, 기쁨의 집입니다. 왜냐하면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너를 기다리시고, 네 가까이 계시고, 너를 사랑하고 용서하시기 때문입니다”라며 ‘그리스도인이 기쁜 이유’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참으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떠한 처지에서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누리는 진짜 행복입니다.
4. 기쁨에 기쁨을 더하는(이사 29,19 참조)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벌써 우리 곁에 가까이 오셨습니다. 우리는 이 기쁨에 기쁨이 더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웃 형제들과 그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주님께서 주신 기쁨을 나누는 마음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4년 전에 젬마라는 초등학교 어린이가 쓴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내 것은 없네.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 내 물건은 없네. 모든 물건은 하느님의 것. 내 옷 없네. 모든 옷은 하느님의 것. 내 재산은 없네. 모든 재산은 하느님의 것. 이 세상과 모든 것들 다 하느님께서 빌려 주신 것. 내 것은 없네.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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