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대 신부(광주대교구 보성본당 주임)
지난 6월 7일 회천공소 축복식이 있은 이후 공소 신자가 급증했다. 전에는 회천에서 본당으로 미사 나오는 신자가 3~4명 뿐이었는데 지금은 신앙을 회복한 교우들과 예비신자들로 미사 참례자가 30명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축복식을 가진지 2주 만에 예비신자가 15명이나 늘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주님 은총 아니고서야 어찌 가능하겠는가! 이런 은총은 주님의 훌륭한 선물이신 우리 선교사님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공소 신설을 앞두고 선교사를 물색하던 중 교구청 공소사목 담당 신부님께 지금의 선교사님을 추천받았다. 신부님은 이분이 선교사로서 자질이 훌륭한 분인데 연세가 많아 어떨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67살이라 귀띔했다. 신설 공소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기에는 연세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일단 만나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연세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선교사님은 연세에 비해 활달하시고 열의가 대단하신 분이셨다. 말씀도 논리 정연하게 하고 깊은 신심만큼이나 인품도 뛰어나셨다. 선교사님은 화순군에서 면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공직에 계셨고 화순 농협조합장도 역임했다. 아들도 해외 영사관 서기관으로 재직 중이고 한의사 사위도 두셨다. 그리고 화순본당 사목회장, 능주공소 공소회장 등 교회에서도 봉사를 많이 하셨다. 적지 않은 연세에 선교사를 지원해 고생하려는 뜻이 무엇이냐는 내 물음에 그분은 나를 감동시키고도 남을 답을 하셨다. "60살이 넘어가면서 남은 삶을 어떻게 엮어가야 주님 앞에 더 알찬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깊이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사회복지 쪽으로 봉사하며 사는 것이 좋겠다 싶어 늘그막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공소사목에 봉사하는 것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더 바람직한 삶이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결국 주임신부님 추천을 받아 신학원에 등록, 2년간 가슴 설레며 공부해 선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렇게 신부님을 찾아뵙게 된 것입니다. 신부님이 제 나이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저를 신설공소 일꾼으로 써 주십시오." 선교사님은 우리 회천공소에서 큰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고 하셨다. 쉬는교우 방문, 예비신자 가정방문과 교리에 열심이며 지역민들에게도 이미 인기가 대단하다. 매일매일 "주님, 이 종을 도구로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고 말씀하는 선교사님 입가엔 소년같은 해맑은 미소가 가득하다. "주님, 훌륭한 선교사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영육간 건강 지켜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