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향기
나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찬미예수님!
차를 몰고 외곽을 달리다보면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들녘을 만납니다.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하느님도 우리를 보면서 이렇게 황금색으로 결실을 맺어 고개를 숙인 벼처럼 되기를 바라시겠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결실은 아무래도 복음의 선포와 믿음의 증거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기억하는 우리의 신앙선조들인 순교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 신앙을 고백하였고, 이러한 순교 신앙이 밑거름이 되어 오늘의 한국천주교회가 있게 되었습니다. 박해 때 우리가 기억하는 순교자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당시에 배교한 사람들은 더 많았음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신앙은 선택이며 결단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는 말씀은 김대건 신부님의 순교과정을 통해서 확인이 됩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1846년 8월26일에 페레올 주교님에게 보낸 옥중편지에서 자신이 고문을 받거나 감옥에 있을 때, 기회가 되는 데로 천주의 단일성, 창조와 영혼의 불멸함과 지옥, 창조주를 흠숭할 필요와 이교의 허위함을 당당하게 설명했음을 적고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도 배교를 하지 않고 신앙을 증거하는 모습이 바로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순교는 어원상 그리스어의‘증거, 증언’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도피의 순교는 아닐지라도 예수님께서 확인해주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삶을 매일매일 살아갈 때 현대의 순교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앙인의 표본으로 한국천주교회는 지난 5월 20일‘증거자 최양업 신부와 124위’시복 자료를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하였고, 이들의 순교적 삶을 살아가기를 신자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순교적 삶은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준비되고 노력한 축척된 신앙의 성숙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평소에도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봉사와 헌신을 기쁘게 하려고 결단을 내리고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 습관화되어야합니다.
이러한 삶은 참으로 힘겹고 어렵지만 때때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부활의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5지구장 겸 화정동 대표주임 윤종식 디모테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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