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향기
서로 의지하고 믿고 감사하는 가정은 하느님 나라의 향기가...
찬미예수님!
한가위를 지내면서 느끼는 것은‘감사’입니다. 땅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이 땅을 물려주시고 하느님을 도와 생명을 이어준 선조들과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 우리 고유한 축제인 한가위입니다. 이러한 감사의 축제가 지난 오늘, 우리는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독서와 복음을 듣습니다.
먼저,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 사회가 남성중심의 가부장제였음을 가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모세가 이혼증서를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경우는 아내가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 (신명 24,1)입니다. 그런데 이혼의 사유에 남성의 경우는 언급이 없습니다. 여기서‘아내의 추한 것’은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단정치 못하게 노출하는 일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이혼 풍습을 넘어서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부부를 맺어주셨기에 이혼이란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부부의 사명은 창조 때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고 이 둘이 함께 어울려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지속하는 것임을 밝히십니다. 그러나 사실 매년 사회에서 말하는 이혼이 늘어나서 함께 교회법원에 올라오는 혼인무효소송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와 달리 여성도 많이 배우고, 사회에서도 자기역할을 하여 여성의 의식이나 지위가 올라간 것에 비해서 남성들은 아직도 가부장적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다가 산업화로 인해 핵가족화가 되고, 또한 바쁜 일상으로 인해 가정이 자주 모일 기회가 적어졌다는 것이 이혼이 증가된 요소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정을 살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르 10,14)에 있습니다. 어린이는 부모를 믿고 의지하며 순수한 감사의 표현을 합니다. 아이들의‘까르르’하는 천진난만한 웃음소리에 모든 힘겨움이 사라진다는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나라를 느끼게 합니다.
남편, 아내, 자녀들이라는 가정의 구성은 상하의 구분이 아니라 서로의 위치와 역할 구분에 불과합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서로가 동반자이며 협력자로서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나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린이처럼 서로가 믿고 의지하며 감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화가 가득한 가정에서 나오는 소리는‘네 탓이야’와‘못 살겠다’입니다. 그러나 화목한 가정에서 나오는 소리는‘미안해요’와‘고마워요’입니다. 화목한 가정에는 벌써 하느님 나라의 향기가 솔솔 피어납니다. 여러분 가정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감사하여 하느님 나라의 향기가 피어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5지구장 겸 화정동 대표주임 윤종식 디모테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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