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의 향 기
예외의 풍요로운 선물
맹경순 베로니카 (방송인)
지난 9월 작은 아이의 혼배가 있었다. 동생을 먼저 장가보내는 데도 흐뭇한 얼굴로 혼주 역할을 잘 해낸 큰 아이가 운전하는 차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신호등이 점멸로 바뀌고 빨간 불이 들어왔을 때 우리는 멈춰야 했었다.
그런데 운전사는 좌회전을 감행했고 - 우리 인생에도 멈춰야할 때 멈추지 않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 역시나 교통 경관이 우리를 향해 손짓을 했다. 완전히 기가 죽은 우리는 다소곳이 차를 세웠다. 변명이나 우길 것이 없는 완벽한 상황이었다.
젊은 경관은 엄격한 어조로,“신호위반하셨습니다. 면허증 보여주십시오.”범칙금에 벌점에... 완전히 건질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경관은 슬쩍 차 안을 들여다보더니“결혼식 가십니까?”하고 물었다. 그때 내 한복은‘나, 신랑 엄마!’라고 주장할 색이었기 때문이다.
기운 빠진 목소리로 “아들 결혼식했어요.”하자 일, 이초쯤 시간이 지났을까? 경관은 쾌활한 목소리로“좋은 날이로군요. 제가 6만원 부조한 걸로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다시는 신호위반하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경례를 하고 사라졌다.
잠시 얼떨떨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6만원을 건졌다는 기쁨이 컸었고 그 다음엔 그 젊은이가 가진 인간사에 대한 폭넓은 사랑에 감동했다. 물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신호를 위반한 신부님께 벌금대신 묵주기도 5단을 바치라는 경관이후 최고라고 박장대소했다. 예외라는 것이 경우에 따라선 전체를 흔드는것이 될 수 있지만 삶에 풍요로움과 다양함과 감동과 감사를 주기도 한다.
만약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나타나 처녀로 아기를 낳을 것이라고 예고했을 때 성모님께서,“그런 예외가 내 삶에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하셨으면 어떻게 됐을까? 포도주가 떨어졌으면 그 뿐이지 때가 아니라는 예수님께 왜 예외를 간청하셨을까? 이해 안되고 받아들이기엔 너무 힘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왜 마음 속 깊이 간직하셨을까?
가끔 우리는 인생에서 경험하는 타인의 예외적 상황에 너무 엄격하고 냉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 윤종식 신부님의 신앙 돋보기 ] 구유경배
테오도로 1세(642-649)교황이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요람인 구유를 가져와서 그 경당에 모셔놓고 예루살렘의 밤예절과 같은 예절을 거행했다. 이는 후에 성탄전야 미사가 되었고 현재의 구유경배예식은 아씨시의 성프란치스코가 이스라엘 순례 후 베들레헴의 마굿간을 재현하려는 사목적 열망에서 1223년 그레치오에서 처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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