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주보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이미의날- 2010년 4월 25일(다해)
성화 <양치는 소녀>
해설 1864년, 장-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1814-75년), 캔버스에 유채, 81 x 101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노을 질 무렵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이 있고, 그 중앙에는 붉은 건 쓴 소녀가 양 떼를 뒤로 하고 서있다. 양들은 풀을 뜯느라 정신이 없고, 멀리 우측에는 충실한 개가 양들을 지키고 있다. 양들이 풀을 뜯는 동안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녀에게서는 대자연 속에서 겸허하고 나약하지만 고귀한 인간을 발견한다. 구름 너머 잠시 모습을 감춘 해는 그 사이로 햇살을 비추어 모든 사물을 고루 비추이고 있는데 이 햇빛은 바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다.‘자연으로의 회귀’를 추구한 밀레는 파리 근교 바르비죵에 정착, 자연 안에서 하느님을 찾았다. 성화해설: 박혜원(소피아)
입당송 시편 33(32),5-6 참조
주님의 자애가 온 땅에 가득하네. 주님은 말씀으로 하늘을 여셨네. 알렐루야.
제1독서 사도 13,14.43-52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
화답송 시편 100(99),1-2.3.5(⊙ 3ㄷ)
⊙ 우리는 주님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라. ⊙
○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은 대대에 이르신다. ⊙
제2독서 묵시 7,9.14ㄴ-17
< 생명의 샘으로 그들을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복음환호송 요한 10,1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
복음 요한 10,27-30
<나는 내 양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영성체송
착한 목자, 당신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네. 당신 양 떼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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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향기]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
백석동 성당 이승익 아우구스띠노 신부
양들이 마을 공동 목장에 넣어져 풀을 뜯고 있습니다. 내 양과 다른 양들이 섞여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목자는 많은 양들 중에 어떻게 자기 양을 골라낼 수 있는 걸까요? 양에게 무슨 표시를 해놓는 것은 아니라 합니다.
한 목자가 자신만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면 양 한 무리가 목자를 따라 목장을 나섭니다. 함께 풀을 뜯던 다른 양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단 한 마리도 따라 나서지 않습니다.
이 양들은 노래의 멜로디를 알아듣고 오는 것이 아니라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는 것입니다. 주인을 알아보는 것이 참으로 영특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목자는 자기 양을 알고 양은 자기 목자를 압니다.
그렇지만 양은 참 우둔하고 완고하기도 합니다. 길을 잘 잃어버리고 집도 찾아오지 못하는 우매한 짐승입니다. 양은 목자의 음성을 잘 알아듣지만 때때로 전혀 목자를 따르지 않는 완고함을 보인다고도 합니다.
양의 우둔함과 완고함은 주님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요. 양의 목숨은 온전히 목자에게 달려있습니다. 양들은 어디에 풀이 있고 어디에 물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목자가 풀밭과 시냇물로 인도해야만배부르게 먹고 마른 목을 축일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이리가 언제 어디서 달려들어 잡아먹힐지도 모릅니다. 양은 빠르지도 않을 뿐더러 뒤로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양은 목자를 떠나서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도 목자이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는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는 목소리를 따라가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 유혹에 빠지지 말고 흔들림 없이 기쁜 마음으로 그분만을 따라야겠습니다. 양들이 자기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따르듯이 우리도 주님만을 따를 뿐입니다.
“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 삶의 향기]
성소를 이루는 삶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 베드로
하느님은 우리에게 공짜로 생명을 선물로 주셨 습니다. 선물로 받은 내 삶을 이웃에게 나눠주면 더 큰 삶인 영원한 생명을 덤으로 받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성인은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고,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생을 얻는다고 노래하셨습니다. 참 쉽습니다. 이처럼 성소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하느님을 위한 삶,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삶일 때 이뤄집니다.
민들레국수집은 오전 열 시에 문을 열고 오후 다섯시에 문을 닫습니다. VIP 손님들은 두세 번 오셔서 식사를 하셔도 괜찮습니다. 음식을 남기지만 않는다면 몇 번을 드셔도 괜찮습니다. 그래도‘나 보다 더 배고픈 분이 드셔야 한다.’하면서 하루에 한 번만 오시기를 고집하는 손님이 계셔서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오후 세 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삼십 인용 전기밥솥 세 개에 밥이 가득 있었습니다. 오늘은 밥을 더 안해도 되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밥이 모자라면 안 될 것 같아 쌀을 안치고 불을 붙였습니다.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손님들이 몰려오시는 바람에 밥 세 솥이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습니다.
문을 닫을 무렵에 손님이 한 분 들어오셨습니다. 밥솥을 열더니“밥이 없네!”라고 합니다. 장난기가 발동해“오늘 밥이 떨어졌어요.” 웃으며 밥솥을 바꿔 드리려고 했던 것인데 정말인 줄 알고 그냥 돌아갑니다. 큰일 났습니다. 한참을 뛰어가서야 손님을 겨우 잡았습니다. 장난인데 그냥 가시면 어떡하냐고 사과를 하고 다시 모시고 와 밥을 드시도록 했습니다. 식사를 챙겨드리면서 물어 보았습니다. 그냥 가시면 오늘 저녁은 어떻게 하시려고 그랬어요?
씨익 웃으면서 대답합니다.“물마시면 돼요.” 우리가 왜 사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아야겠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권력이나 재물을 소유하는 데 있지않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가난한 이웃들과 하느님이 주신 선물을 나누는 데 있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가난한 이웃들을 사랑하는 데 있습니다. 바로
그곳에 삶의 보화가 숨겨져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니.
[윤종식 신부님의 신앙돋보기]
그리스도(Christus) - 기름부음으로 선택된 사람
메시아(Messiah)는 히브리어의‘하 마시아’에서 온 말로서 이를 그리스어 발음으로는‘메시아스’가 되고, 그리스어로 번역하여‘크리스토스’가 되었다. 그리스도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래되었고, 뜻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이다.
하느님께서는 기름을 부어 사람을 선택했다. 즉 왕을 선택할 때(1사무 9,16;16,3; 1열왕 1,34), 예언자를 선택할 때(이사 61,1), 그리고 대제사장을 선택할 때(탈출28,41) 기름을 부으셨다.
그리스도, 메시아라는 이름에는 왕직(루카 23,2; 사도 17,7; 1코린 15,24), 예언직(요한 6,14; 마태 13,57; 루카 13,33), 사제직(히브2,7)의 세 가지 직무가 포함되어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47차 성소주일 담화문(요약)
성소를 일깨우는 증언
착한 목자 주일에 거행하는 제47차 성소주일을 맞아, 사제의 해에 가장 알맞은 주제인‘성소를 일깨우는 증언’에 대하여 여러분이 묵상해 보도록 권유합니다.
직무 사제직과 봉헌 생활에 헌신해 온 이들의 깊이 있고 훌륭한 개인적 공동체적 증언은 성소 증진에 이바지합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그들이 선포하는 메시지를 삶으로 증언하도록 부름 받았고, 예수님께서는 죄인들과 소외된 이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어느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온 인류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셨습니다.
베드로는‘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말한 동생 안드레아의 증언을 통하여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초대를 받아들인 모든 이에게는 자기 자신의 증언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효과적인 사제 증언의 본질이라고 여기는 사제 생활의 세 가지 측면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먼저, 그리스도와 맺는 친교입니다. 사제가 ‘하느님의 사람’이라면, 하느님께 속해 있으면서 다른 이들이 하느님을 알고 그분을 사랑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면, 사제는 하느님과 깊은 친교를 맺어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고 언제든 하느님 말씀을 귀담아 듣게 마련입니다. 기도는 성소를 일깨우는 으뜸가는 증언입니다.
또 다른 측면은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 완전한 봉헌입니다. 수많은 형제자매들에게 기꺼이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 그들이 열린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고 그분의 말씀이 그들의 발걸음을 비추는 등불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성소 이야기는 거의 전부가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자기 형제자매에게 자기 자신을 기꺼이 내어 주는 삶을 사는 사제의 증언과 관련됩니다.
세 번째 측면은 친교의 삶입니다. 특별히 사제는 친교를 이루는 사람으로, 모든 이에게 열려 있고, 주님께서 그에게 맡기신 양 떼를 하나로 모아 분열을 극복하고 균열을 치유하며 갈등과 오해를 풀고 죄를 용서하도록 도울 수있어야 합니다. 또 외롭고 우울한 사제들을 보고 그들을 모범으로 삼겠다는 용기를 낼 젊은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사제가 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드러내는 친교의 삶을 본보기로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사제들의 생활 모습, 사제들이 하느님의 양 떼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모습, 희망과 부활의 기쁨에 넘쳐 십자가를 자유롭게 받아들임으로써 주님과 그분의 교회를 위하여 사랑으로 봉사하는 것을 증언하는 모습, 사제들이 형제로서 일치를 이루고, 전 세계를 복음화하려는 열정으로 가득 찬 모습 등은 성소자들이 증가하도록 하는 데 으뜸가는,가장 설득력 있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성소 주일을 맞이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소명을 묵상하고, 소박함과 신뢰와 온전히 열린 마음으로 그 성소에 충실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바티칸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의정부교구 제2대 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착좌미사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라”(시편 149)
교구장 착좌 9일 기도문
4월 26일(월)~5월 4일(화)
○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저희를 의정부교구로 부르시어 모두 하나가 되도록 이끌어 주신 섭리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신임 교구장 착좌를 맞이하여 저희 교구를 새롭게 아버지께 봉헌하나이다.
● 주님께서 저희의 새로운 목자로 이기헌 베드로 주교를 보내주셨으니, 그리스도 안에서 새 교구장과 일치하여 의정부교구에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새로운 마음으로 헌신하고자 하나이다.
○ 그러므로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 모두가 주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묵상으로 깨달은 바를 삶 속에서 실천하여,
형제적 우애가 충만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복음화와 하느님 나라 건설에 앞장서게 하소서.
● 아버지,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과 한국 순교성인들의 전구로 저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든 이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성령의 도우심과 힘을 베풀어주시고, 저희 의정부교구가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밝히는 참된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
⊙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의정부교구의 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한국의 모든 순교성인들
⊙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0년 4월 15일 교구장 인준)
이 주간의 말씀과 생활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요한 10,27)
한 그리스도인이 등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만 미끄러져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손을 허우적거리다가 바위틈으로 자란 나뭇가지를 겨우 잡게 되었지만, 그 나뭇가지로는 오래 자신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하늘을 향해 부르짖었습니다.“하느님, 도와주세요.” 그러자 하늘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그래, 내가 도와줄테니 잡고 있는 그 나뭇가지를 놓아라.”그는 정말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와서 놀랍고 기쁘기는 했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니 나뭇가지를 놓아선 결코 살아날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그 말씀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여 외쳤습니다.“그런데, 그 위에 또 다른 분은 없나요?” 믿음은 자신을 죽여야 생깁니다. 자신을 죽이지 않고서는 위의 예처럼 믿음을 가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마치 잡고 있는 나뭇가지를 놓고 안 놓는 것이 자신에게 달려있 듯,믿음으로 그 분을 따르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실천생활]
◆ 온전히 하루를 하느님께 의탁하며, 내 뜻이 아닌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보십시오.
◆ 신부님의 강론을 어떤 태도로 듣고 있습니까? 강론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 목자이신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일 성경을 읽도록 노력합시다.
함께하는 세상
봄입니다. 활기차게 걸어볼까요?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힘차게 걸어 보세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긴 어렵잖아요. 날씨도 따뜻해졌고요. 조금 불편하지만 승강기 대신 계단으로 오르내리기, 조금 일찍 일어나 출근길 걷기. 가까이에서만나는 봄 풍경, 새움이 돋는 거리의 나뭇가지에서 생명의 기운을 얻을 수 있어요. 1km를 이동할 때 승용차는 210g, 버스 27.7g, 지하철은 1.53g의 탄소를 발생한다고 하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뜨겁게, 뜨겁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됩니다. 탄소발생 제로, 우리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는 건 어떨까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게 되는 건강과 아름다움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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