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31)교리 신학원 세미나

namsarang 2010. 8. 13. 21:28

[선교, 할 수있을까?]

 

(31) 교리 신학원 세미나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사목신학'과목을 학생들이 연구해 발표하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했다. 여러 인생 경험과 신앙 체험을 통해 나름대로 자리가 잡힌 학생들이 준비한 세미나는 그들에게 매우 생소한 것이었다. 10조로 나눠 주제에 맞게 자료를 발표한 후, 질의응답을 갖는 형식을 취했다.

 머리로 신학을 공부하고, 이미 체득한 경험과 함께 발표한 내용은 대부분 좋은 것들이었다. 그런데 발표자들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서는 그 자료를 보고 그저 읽어 내려가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조원끼리 준비는 했지만, 내용을 제대로 발표하는 게 어려움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들도 이렇게 자신들이 공부한 내용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타인에게 자신의 견해를 요약해서 조리 있게 설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런데 우리가 소위 말하는 '거리 선교' 내지 '직접 선교'를 나갈 때 과연 어떻게 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신앙 지식을 요약 정리해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두 선교사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전단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호감을 가지면, 어느 정도 간단한 교리 상식을 전달해야 한다.

 가정 방문을 통해 냉담교우를 회두하는 것 역시 말처럼 쉽지 않다. 여기서도 교육과 숙달이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직접 선교의 기본은 내가 전달해야 할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어디서든 선교에 대해 강의를 하면 질문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교할 수 있는가'하는, 매우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다시 묻고 싶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이 얼마 만큼이며,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지식과 의지가 있느냐'고. 대부분 신앙인들은 교리와 신앙체험을 제대로 이야기로 풀어내지 못한다. 아니 그저 그 내용을 암기하려 하기에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한다.

 가두 선교사의 모범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은 어떤 상황에서든 직설적으로 하느님 나라의 내용을 표현하신 적이 없다. 언제나 우화와 예화를 들어 사람들이 알아듣게 이야기를 하셨다.

 다시 교리신학원 세미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강단에 한 번도 서보지 않고 남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방법은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설명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노력이 필요하다. 예화도 비유도 축적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도 읽어야 하고, TV도 봐야 하고, 인터넷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정리한 후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먼저 나 혼자 거울을 보고 연습하고,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다음으로 교우들에게, 마지막으로 비신자들에게 우리의 것을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교리를 전달하기 위해 내가 고백하는 신앙이 내 삶에 우선시 돼야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에 대한 굳건한 신앙 고백이 설교와 함께 삶에 동반돼야 우리 이야기가 타인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기쁜 소식)은 이것을 받아들이는 개인과 백성의 생활 환경에 맞도록 전해져야 한다.… 이 소식은 그것을 듣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태도로써 또 확실하고 구체적이고 상황에 맞는 언어로써 선포되어야 한다. (「교회 선교 사명」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