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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육아 휴직' 반드시 출산율 높인다

namsarang 2010. 8. 18. 22:17

[기고]

'남편 육아 휴직' 반드시 출산율 높인다

  • 박문일 한양대 의대 학장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

 

     박문일 한양대 의대 학장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
저출산 현상에 대하여 국가적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합계출산율은 1.15명이다. 우리나라가 저출산에 대한 대책을 실행한 지도 벌써 10여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출산율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그런데 최근에 흥미있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8월 초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30대 예비부모들의 희망자녀수는 평균 1.81명으로 실제 출산자녀수(1.15명)보다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수도권 지역 20~30대 직장인 561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전체 응답자 중 자녀를 2명 낳고 싶다는 응답자(58.2%)가 가장 많았다. 3명을 낳고 싶다는 부모들도 전체의 13.5%나 됐다고 한다. 이들은 또한 결혼보다 출산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에 자녀가 필수'라고 응답한 비율이 70.6%인 것에 비해 '결혼이 필수'라고 답한 사람은 54.4%에 그쳤던 것이다.

이런 조사결과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현상 극복에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한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미래 상황을 그리며 1.81명의 아기를 낳을 것으로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도 실제 결혼하면 실제 출산율이 낮다. 정부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야 한다.

산부인과 현장에서 첫 아기를 낳은 엄마를 대상으로 아기를 더 낳기를 권유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남편이 육아(育兒)에 도움을 주지 않아 아기를 더 낳을 수 없다"는 대답이 반을 넘는다. 정부가 저출산대책에 힘을 쏟은 결과 우리 사회의 보육 환경은 많이 개선되었다. 집밖으로 나서면 많은 보육원이 있고, 웬만한 회사에는 아기를 낳은 여성 직원들을 위한 육아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지하철 역마다 모유 수유실이 갖추어져 있다. 사회엔 이렇게 저출산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부부가 삶의 절반 이상을 사는 가정 내에서는 그런 대책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아기를 자신의 몸을 통하여 낳는 여성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낳는 아이에 대한 평생 양육 비용, 교육 비용 같은 거창한 이유보다는 가정 내에서의 육아 부담을 더 무겁게 느낀다. 이런 점에 착안한 프랑스는 아기를 낳은 남편이 1년 이상의 육아 휴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그 결과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출산율이 높은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육아에 남편들이 동참하면 반드시 출산 환경이 개선된다. 남편이 임신을 준비하는 환경에 동참하면 계획 임신율이 높아져 자연 임신율은 높아지고 불임율은 낮출 수 있으며 건강한 아기의 임신에도 기여한다. 낙태율도 현격히 줄일 수 있다. 남편이 출산 환경에 동참하면 제왕절개술이 아닌 자연 출산율이 높아진다. 나아가 부부는 아기의 전(全) 생애적 건강을 계획하는 베이비플랜에 같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신혼 부부들은 웨딩 플랜보다 베이비 플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정부 관계자들은 반드시 임신-출산-육아에 남편도 동참할 수 있도록 법적·사회문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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