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다시 살아갈 용기 희망 주세요

namsarang 2010. 10. 16. 19:50

 

다시 살아갈 용기 희망 주세요


근이영양증 앓는 아들 돌보는 안병창씨
▲ "더 열심히 주물러줬으면 다리가 굳지 않았을 텐데…." 안병창씨가 근이영양증을 앓는 아들의 증상을 김부호 신부에게 설명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아아~."

 김부호(수원교구 동탄부활본당 주임) 신부가 조립식 단칸방에 들어서자 안현민군이 반가운 듯 소리를 낸다. 18살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비쩍 마른 현민군은 침대에 누워 머리만 겨우 움직인다.

 현민이가 앓는 병은 근이영양증. 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질환으로 처음에는 다리 근육이 약해지다가 점점 위쪽의 근육들이 순서대로 약해지는 병이다.

 "다시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사실 얼마 되지 않았어요."

 현민이 만큼이나 비쩍 마른 그의 아버지 안병창(예비신자, 49)씨가 힘들게 입을 뗐다.

 현민이가 근이영양증을 앓기 시작한 것은 14년 전. 첫째가 근이영양증이라는 사실을 알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중 둘째 현민이 마저 같은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집도 있고, 직원 2000명의 번듯한 직장에서 차장이었던 그는 긴 병간호로 모든 것을 잃었다.

 아내는 발병 당시 집을 나갔고, 큰아이와 어머니는 4년 전 세 달 간격으로 모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혼자 둘째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직장을 다니기는 불가능해졌다.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기만 했다.

 걷지 못하게 된 아이는 언어장애, 정신지체, 성장장애까지 복합장애를 얻었다.

 한달 수입이라곤 기초생활수급비로 나오는 45만 원이 전부다. 월세 25만 원에 생활비를 대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 동탄2지구가 철거되는 바람에 급히 이사 온 이 집은 조립식패널로 지은 창고건물을 집수리봉사단에서 수리해줘 꾸민 것이다. 그동안 치료비와 생활비로 진 빚만 2500만 원. 첫째를 잃고 치료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삶에 대한 의욕이 밑바닥까지 내려갔어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는 힘든 처지에도 항상 밝게 사는 선배 제의로 두 달 전부터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도 구해보려고 종종거리며 다녀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김부호 신부는 "14년을 가족을 위해서만 살아온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된다"며 "다시 한번 살아보겠다고 다짐한 이 가정에 평화신문 독자들이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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