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37) 거대한 아시아와 위대한 신앙인들: 2010년 서울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

namsarang 2010. 10. 25. 21:33

[선교할 수 있을까]

 

(37) 거대한 아시아와 위대한 신앙인들: 2010년 서울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


   아시아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문화의 뿌리다. 남미와 아프리카 문화는 나름 독특하고 창의적이지만 가톨릭교회가 뿌리 내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아시아는 다르다. 그 중앙엔 이슬람이 있고, 한자 문명권의 중국 문화가 버티고 있다.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교는 복음화의 활력을 놓치고 말았다. 예를 들어, 중국 의례논쟁은 아시아 문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교회의 불찰이었다.

 이번 서울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 대회(8월 31일~9월 5일)에서 마테오 리치 신부 전시관을 마련한 것은 그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면서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 길을 다시 점검하고자 하는 이유였을 것이다. 비록 소수이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면서 영웅적 증거의 삶을 실천하는 가톨릭 신앙인들이 있음을 이번 대회에서 깊이 깨달았다.

 필자는 이번 대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해 강연 때마다 벅찬 감동과 복음화의 열의를 직접 체험했다. 아시아 교회는 결코 소수가 아니며 위대한 그리스도인 제자로 살아가는 수많은 복음 선포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복음화의 희망을 알리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활동하는 체험자들의 신앙 고백이었다.

 파키스탄 발표자는 언론에서 항상 문제 지역으로 등장하는 국가에서 그리스도를 선포하기 위해 이슬람과 대화하고 그들에게 '적'이 아닌 '형제'로 인식시키고 있다고 했다. 한국을 비롯해 종교 자유가 허용된 나라와 달리 타종교와의 분쟁이나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들이 있다. 특히 이슬람 종교가 우세한 지역에서 그렇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어쩌면 죽음을 각오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을 강하게 이끈 분이 계시다. 성령이시다. 아시아 가톨릭 신자들은 선교의 주인공으로 성령을 받들고 그 인도에 마음을 개방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선교사인 폴란드 신부는 이슬람 국가인 그곳에서 단 두 신부가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삶을 드러내고 있다고 발표해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동과 반성의 기회를 함께 주었다. 복음화는 단지 물질적이고 인적인 풍요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시작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그때 주님 성령이 활동하시면서 복음화를 주도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던 중요한 순간이었다.

 특히 네오까떼꾸메나토의 기꼬 아르궤요는 자신의 삶에서 불타오른 주님 체험을 생생히 전해주었다. 그는 마드리드에서 집시와 살면서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공동체를 설립했다. 이는 교리교육 과정을 진지하게 삶으로 살아가는 것이며, 많은 아시아 신자들이 이를 체험하고 따르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아시아 속 한국은 단순히 '발전된 교회'만은 아니다. 아시아뉴스 베르나르도 체르벨레라 신부는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교회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선교사의 영향에서 탈피한 교회 모습을 상기하면서 역동적인 신자들의 봉사정신에 놀라워했다.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과 요셉 클레멘스 주교의 이야기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보편교회의 뜨거운 사랑을 감지했다.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 대회 참가자들은 특별히 교황님께 보내는 편지에서 신앙인들의 자각과 임무를 다짐했다.
 
 저희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건설함에 있어서 저희 평신도만이 할 수 있는 기여에 대해, 그리고 아시아 전역의 우리의 모든 형제자매들의 선익을 위해 우리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실천해야 할 여러 자선 활동에 대해, 깊이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교황님께 보내는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참가자들 편지 중에서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