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자궁암 치료 후 힘겹게 사는 김영순씨 가정

namsarang 2011. 3. 6. 12:45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자궁암 치료 후 힘겹게 사는 김영순씨 가정


부모 노릇 제대로 못해 가슴 아파
▲ 김영순(오른쪽)씨가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서희정 사회복지사의 위로를 받고 있다.

폭력 남편과 이혼 후 자궁암 진단, 후유증에 일 못해
두 자녀 학업보다 취업, 빚 1000만 원도 당장 갚아야


김영순(45)씨에게 결혼생활은 악몽과도 같았다. 15년간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탓에 집안 내부가 성할 일이 없었다. 가재도구가 깨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남편에게 맞아서 얼굴과 온몸에 멍이 든 적도 셀 수 없이 많았다.

매일을 눈물로 살았다. 하지만 김씨는 두 자녀에게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낙인을 찍어주기 싫어 홀로 인내하며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남편은 날이 갈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잔인한 방법으로 김씨를 괴롭혔다.

김씨는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혼하면 남편 몫까지 두배로 아이들에게 잘해줄 결심으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씨의 이런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남편과 헤어진 후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아이들을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던 김씨에게 2005년 병마(病魔)가 찾아온 것. 의사는 김씨에게 자궁암 2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청천벽력이었어요. 새출발하려고 했던 제 꿈이 산산조각 부서진거죠. 이제 좀 사람답게 살아보려는데 암이라니…. 눈 앞이 캄캄해졌어요."

김씨는 병원에 입원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롤 받으며 투병생활을 해나갔다. 다행히 완쾌됐지만 몸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게다가 오랜 방사선 치료로 인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당뇨뿐 아니라 고혈압, 뼈 손상 등으로 하루도 쉬지 못하고 통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해에는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4번이나 됐다.

몸이 이렇다보니 경제활동을 더는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 생계보조금 35만 원이 유일한 벌이다.

이런 김씨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제 몸 아픈 건 둘째더라고요. 우리 딸이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도 제대로 못하는 게 가장 마음아 아파요. 가장 예쁘고 젊을 나이에 또래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미팅 한 번 하지도 못하고…."

첫째 딸 아영(가명, 21)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휴학계를 낸 상태다. 대신 집에 생활비를 보태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동네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게다가 둘째 현식(가명, 19)군도 원하는 학과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려 하고 있어 김씨 마음은 더욱 무겁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살고있는 임대아파트 보증금 마련을 위해 지인에게 빌린 1000만 원도 이번 달 안으로 갚아야 한다.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서희정 사회복지사는 "계속되는 악재로 삶의 희망을 잃은 김씨가 힘을 낼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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