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복음]
이런 신앙일 줄이야 !
▲ 주수욱 신부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주임) |
많은 사람이 종교를 갖고 살아갑니다
한국 사람들은 종교를 좋아합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종교가 아직은 성황리에 있습니다. 무엇을 찾아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종교를 찾고 있는지 물어보게 됩니다. 그만큼 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잘 사는 나라에서 비교적 안정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종교에 성실하게 참여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불안한 존재이며,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또 지금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모두 재앙을 피하고 좀 더 편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가난한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이 보장된 사람들이 욕심을 부려서 뉴스거리가 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합니다. 앞으로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삶을 더욱더 안정시키려고 이미 돈도 많이 벌어 놓고 머리도 뛰어나게 좋다는 사람들이 바보 같은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결국 망신을 당하고 감옥행을 하는 수많은 사례를 보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이미 우리 교회가 사람들의 일반적인 그 기대를 채워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이라도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답니까? 글쎄요.
기대와 다른 그리스도교의 구원
세상에는 구원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종교와 사상이 장황하고 멋있는 말로 그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의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그리스도라고 알려줍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그분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고 십자가 죽임을 당하고 부활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부활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크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죽음, 그것도 십자가 고통을 겪는 죽음을 거쳐서 이르기에 우리는 그 부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의 구원 방법
그리스도교 신앙은 명백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십니다. 이분은 ‘고난받는 종’의 운명을 지닌 채 살고 활동하시다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을 구원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이분에 대해서 신앙을 가지려면 자신을 버려야 합니다.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복음서에는 예수님의 일생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말입니다. 교회는 이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참된 교회가 됩니다.
하느님께서 자신을 포기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내려놓고 포기하면서 사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에게 순종하셨습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으니 완전한 순종입니다(참고 히브 10,10).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성령께서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4,16). 성부와 성령 사이에서, 성자께서는 자신을 지워 버리십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를 구원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처럼 자신을 버리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살아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너무 괴로워집니다. 죽기도 합니다.
나의 십자가는 어디에?
나의 십자가는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그 길을 걸어가려면 우선 겸손해야 합니다. 즉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인간의 완전한 구원입니다. 하느님 뜻에 순종하면, 그러면 자연히 하느님과 화해하게 됩니다. 사람들도 서로의 뜻을 존중하고 살면 친해집니다. 그런데 그 길은 고통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화해하려면 많이 참아야 합니다.
교회 밖에서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사람들
교회 밖에 살면서, 자기를 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자기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 몸을 던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스도를 뒤따라가는 비그리스도교인들을 우리 이웃에서 만나게 됩니다. 가난한 사람들, 겸손한 사람들, 인간의 존엄성을 알아보고 기꺼이 헌신하는 사람들,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고 마음의 문을 열어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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