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그림자 글 / 김 영 록 가늘게 떨리고 있는 초가을의 햇살을 버릇처럼 감싸 안는 청자 빛 하늘 사랑은 미소로만 다가오는 게 아니라며 눈물겹게 가르쳐 주던 님은 어느 날 홀연히 갈대숲으로 날고. 그래도 사랑할 수 밖에 없어 그리움의 꽃씨를 촘촘히 뿌려 놓고 빈혈로 헐끔해진 백양나무 숲을 지나 목..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27
침묵(沈默)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침묵(沈默)의 귀거래사(歸去來辭) 글 / 九岩 김 영 록 젊은 야망(野望)들이 널려 있는 오솔길을 내가 가고 있다. 매콤한 겨자향(香)이, 가끔씩 지나는 바람에 섞이어 밤나무 숲을 지나 오고 아직 여린 잎새들 사이로는 초여름을 갓 지난 햇살에 눈이 부시다 험난(險難)하기만 했던 세월(歲月)의 흔적(痕迹..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26
六月이면 六 月 이 면 글 / 구암 김 영 록 우리의 六月은 장미보다 붉다 핏빛으로 물든 영혼(靈魂)들이 이름 없이 묻혀야 했던 六月의 산하(山河) 포성(砲聲)이 멎은 깊은 골짜기에 푸른 달빛에 젖은 소쩍새 울음소리가 진혼곡 (鎭魂曲)처럼 울릴 때면 이름마저 잃은 넋들이 피눈물에 젖고 젊은 꿈이 꽃잎처럼 시..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21
차 한 잔의 여유. . . 차 한 잔의 여유. . . 글 / 구암 김 영 록 굳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압니다 깊은 절망과 상처들을 치유하며 다소곳이 고개 숙여 수줍게 핀 코스모스처럼 가녀려 보이긴 해도 그대 내 가슴을 꿰 뚫어 보고 말았으니까요 잔잔한 눈빛으로 건네던 이야기는 베란다 통 유리창 너머 먼 하늘가에 메아..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20
구름이고 싶다 구름이고 싶다 글 / 九岩 김영록 허공을 돌아 현천(玄天)마루로 다가서는 밤바람 따라 흔들리는 풍경(風磬)소리의 긴 여운 시간을 마디마다 딛고 오는 초침(秒針)소리...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되돌릴 수없는 길을 멀리 왔다는 뜻이리라 계절의 품안에서 가을을 떠 올리며 한 손을 귀에 갖다 대도 잘 ..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17
출렁거리는 욕망(慾望) 출렁거리는 욕망(慾望) 글 / 九岩 김영록 그리움이 가슴 깊이 뿌리 내리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도 없이 침잠하는 꿈들 계절은 언제고 바람 따라 와서는 머물 듯,머물 듯 바람처럼 가버린다. 그럼에도 삶의 경계선 너머로는 계절 따라 꽃들이 피어나 쇠 힘줄보다 질긴 설움을 주렁주렁 매 달고 못살것 같..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15
여백(餘白)에다 쓰는 낙서(落書) 여백(餘白)에다 쓰는 낙서(落書) 글 / 九岩 김영록 작은 등대 하나가 칠흑같은 바다의 길을 밝히고 깨알보다 작은 깨달음의 한 끝이 천년을 두고 찌든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듯. 모든 일상은 앞뒤가 분명해야 하고 저질러지는 과오는 혼돈에서 연유한다는 것과 스스로 타인 앞에 설 때는 먼저 겸손부터 ..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12
그리움인줄 알았는데... 그리움인줄 알았는데. . . 글 / 九岩 김영록 이른 아침 실바람에 몸을 비비는 나뭇잎 사이로 작은 꽃잎들의 눈물이 지나 간다 거친 숨결로 오르던 밤, 환희의 몸부림은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춤사위였나 ? 침묵으로 꿈틀거리던 몸짓은 천년의 사랑. . . . 그 신음같은 고뇌를 안개처럼 피워 낸다 돌려 받..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09
파장(波長) 파장(波長) 글 / 九岩 김영록 뜻을 접은 바람은 방향을 잃은 채 주춤거리고 해묵은 시간들은 스산한 겨울 비에 초침부터 젖고 있다 강물은 언제나 얕은 가장자리부터 얼듯 곰삭아 허망한 꿈을 연탄재 버리듯 버리며 막막한 세상에서도 자신을 스스로 비우며 떠나는 삶의 끝자락을 우린 주검이라 여긴..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08
내일來日은 있다 내일(來日)은 있다 글 / 九岩 김영록 그대 아직도 원대한 꿈을 가슴에 은밀히 묻고 계시나요 술에 취해 오늘의 마지막 전철에 흔들리면서도 내게로 돌아 왔던 진실이여 아직 날아 보지 못한 새들의 날갯짓처럼 하늘을 날것 같았으면서도 주저 앉아야 했던 꿈들. . . 그래도 빈방에 군불 짚이시는 어머니.. 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200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