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드는 날(도종환)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 시/시 2011.05.28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 난고는 김삿갓(金笠)의 아호, 본명은 김병연(金炳淵) 봄이면 放浪人 김삿갓 시인이 생각 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 자체가 방랑하는 나그네 신세가 아닐런지? 아래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는 김삿갓이 말년에 자기의 한 많은 일생을 회고하며 눈물로 쓴 자서전적인 작품이다. .. 시/시 2011.05.10
그 놋숟가락(최두석) 그 놋숟가락 - 최두석 - 그 놋숟가락 잊을 수 없네 귀한 손님이 오면 내놓던 짚수세미로 기왓가루 문질러 닦아 얼굴도 얼비치던 놋숟가락 사촌누님 시집가기 전 마지막 생일날 갓 벙근 꽃봉오리 같던 단짝친구들 부르고 내가 좋아하던 금례 누님도 왔지 그때 나는 초등학교 졸업반 누님들과 함께 뒷산.. 시/시 2011.05.09
꽃(응봉 김동기) 꽃 - 응봉 김동기 - 너는 나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 눈에는 아름다움을 코에는 향긋한 내음을 귀에는 사랑의 속삭임을 가슴에는 그리움을 안겨준다. 그래서 나는 너를 좋아하는가보다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곱고 고은 너를 보며 한없이 좋아 했는데 너는 이미 지고 마는구나! 나의 기대에는 아랑곳 하.. 시/시 2011.05.09
[스크랩] 보리밥 보리밥 응봉 김동기 어렸을 때 날마다 먹던 보리밥 가끔 먹어보는 조밥, 수수밥, 기장밥 명절이나 생일날에 먹어보는 흰쌀밥 거의 꽁보리밥을 먹고 컸다. 그래서 보리 고개도 생겼나보다. 먼동이 트고 날이 샐 무렵 어머니의 보리쌀 씻는 소리 가마솥에 안쳐 끓이는 냄새 부엌 실겅에 매단 삶은 보리쌀.. 시/시 2011.05.09
어머니의 사랑(용혜원) 어머니의 사랑 - 용혜원 - 어머니가 남 몰래 눈물을 흘리시는 아픔 속에 자란 내가 오늘은 어버이가 된 기쁨에 눈물을 흘립니다 어른이 된 뒤에야 삶의 깊은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을 보채며 투정만 부렸던 날들이 내 얼굴을 부끄럽게 합니다 꽃밭에서 꽃을 꺾어 달라는 나를 달래시며 두고 보아야 오래 .. 시/시 2011.05.08
밥 밥 - 허영식 - 밥은 젖이다 밥은 엄마다 밥은 여보다 밥은 호홉이며 밥은 학교며 밥은 직장이다. 밥은 삶이고 밥은 발걸음이고 밥은 생명이고 밥은 그 모든 것이다. 시/시 2011.05.06
그늘을 가진 사람(배한봉) 그늘을 가진 사람 - 배한봉 - 양파는 겨울 한파에 매운맛이 든다고 한다 고통의 위력은 쓸개빠진 삶을 철들게 하고 세상 보는 눈을 뜨게한다 훌쩍 봄을 건너 뛴 소만 한나절 양파를 뽑는 그의 손길에 툭툭, 삶도 뽑혀 수북히 쌓인다 둥글고 붉은 빛깔의 매운 시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수확한 생.. 시/시 2011.05.02
[스크랩] 진달래꽃 진달래꽃 진달래 가지 꺾어 화병에 꽂아 대청마루 문갑위에 올려놓고 고운 꽃 송이송이 피어나오면 미소 지으시던 어머니 얼굴 건너 마을 주막집에 진달래꽃 따다가 두견주 담아 놓고 동네에 소문내며 누구를 기다리던 주모의 모습 동무들과 한 아름씩 꺾어 들고 꽃잎 따 먹으며 꽃술싸움에 함께 즐.. 시/시 2011.05.01
진달래꽃 - 김소월 [金素月, 1902.8.6~1934.12.24] 진달래꽃 김소월(金素月:1902∼1934)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1925년에 .. 시/시 2011.04.24